녹진
녹진은 신라 헌덕왕 때의 문신이다. 성과 자는 모두 불명. 일길찬 수봉의 아들로, 23세에 벼슬하여 내외관을 여러 번 지내고 헌덕왕 10년에 집사시랑에 이르렀다. 동왕 14년에 각간 충공이 심화가 괴로워 병을 칭탁하고 쉬고 있을 때 그는 찾아가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말로 충공을 설득시켜 병을 고쳐 주었다고 한다. ▪ 집을 짓는 원리나 정치의 원리나 다름이 없다. ▪ 조정에 빈 자리가 없고, 벼슬아치가 저마다 인품을 갖추며, 상하가 고루 정하게 되고, 현·불초의 분별이 선 후에야 왕정이 이룩된다. ▪ 공사의 분별, 공평무사, 뇌물의 근원 봉쇄, 인사 정책의 공정성, 업무의 경중 파악 등이 특히 중요하니, 이를 지키지 못하면 국사는 혼탁해진다. ▪ 공직에 있는 자가 정사를 폐하고 누워 있음은 부당하다. 그는 결국 왕과 세자를 일깨워주고, 김헌창의 반란 진압에 공을 세워 대아찬 벼슬이 내렸으나 받지 않았다고 한다.